생각

사람들은 필요해서가 아니라 다르게 보이기 위해 돈을 쓴다.

Jin lee bin 2023. 7. 21. 12:15

서른이 넘어 애 엄마가 되어서야

나는 내 취향 대로 살아가고 싶어졌다. 집 안에 있는 모든 물건을 내 취향에 반영하여 꾸리고 싶었다.

그런데 "내 취향이 뭐지?????" 

 

사람들은 소비의 목적을 다음 세 가지 이유로 분류한다.

1.기능적 편익 획득

2.정서적 편익 회득

3.자아실현적 편익 획득

 

경제적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1에서 2,3 순서로 옮겨간다. 

요즘은 디자인이나 소재감 같은 정서적 요인, 브랜드나 상품이 갖고 있는 개성과 스토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반대로 말하면, 기능적인 편익에만 만족하면 시장은 그 자리에서 정체될 수도 있다. 

 

 

부자가 명품이나 고급차를 구입하는 것과 같은, 과시하기 위한 호화 소비만이 차이적 소비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이를테면 회장님이 외제차가 아닌 국내차를 타거나 무인양품을 애용한다거나 호텔이 아닌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지낸다거나. 그 길을 선택한 주체가 그러한 선택을 하지 않은 타인과 자신은 다르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한 차이적 소비라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가 어떤 선택을 무의식적으로, 아무 목적 없이 행했다 하더라도

자신이 스스로 그것을 '선택'하고, 다른 것을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기호는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어제 내가 선택한 '건 신라면'은 나의 기호이다. 그 수많은 라면 들 중에서 내가 이 라면을 고른 게 나의 기호란 이야기다. 

그게 가격, 브랜드, 맛, 컬러 등 옷이라면 소재, 디자인, 제조국, 실용성 등 그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구매하는 모든 것들은 나의 기호가 반영되어있다. 

내가 이처럼 기호에 대해서 초입부부터 열심히 설명하는 이유는 바로 나의 이러한 기호가 나의 취향이 된다는 점 때문이다. 

 

 

그리고 덧붙여 구매한 동기 중 가격은 나의 내부가 아닌 외부의 의한 결정이다.

가격이 싸서, 혹은 가격이 비싸서, 이 이유로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면

'가격'은 나의 기호가 되기도 하지만 절대적으로 나의 취향은 못 된다. 

 

 

나는 결혼 전까지 고백하자면 소위 '때때무찌'로 살아왔다. 나는 옷을 거의 사지 않았다.

오죽 했으면 친구가 자처해서 옷을 빌려준다는 친구가 있었다. ㅋㅋㅋ 

어쨌든 그 시절 내가 제품 살 때 고려하는 우선순위는 무조건 가격이었다. 

찌질하고 구질구질했던 시절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랬던 과거 덕에 나는 돈그릇을 키울 수 있었다. 

이렇게 나의 기준점은 항상 가격이었기 때문에, 나는 결혼 전까지만 해도 나의 취향을 전혀 모르고 지내야 했다. 

그리고 서른이 넘어 애 엄마가 되어서야 나는 내 취향 대로 살아가고 싶어졌다.

집 안에 있는 모든 물건을 내 취향에 반영하여 꾸리고 싶었다.

그런데 드는 생각 "내 취향이 뭐지?????" 

이건 내게 매우 충격적인 일이었다. 

그토록 나를 사랑한다고 외쳐대면서 내가 좋아하는 취향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니!!! 

 

내 친구 중 맥주 카스를 엄청나게 사랑하는 친구가 있다. 

본인은 에일보다 라거가 좋단다. 근데 보통 그냥 맥주 주는대로 마시지 않나? 에일도 좋고 라거도 좋고.(맥주면 다 좋음ㅋ)

근데 본인은 수입맥주도 싫단다. 맛 없단다. 카스가 최고란다. 

나는 절대 이해안되는 내 친구의 기호와 취향을 보면서 내 친구가 순간 너무 부러웠던 날이었다.

 그만큼 자기 스스로에게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게 뭔지 본인 스스로에게 귀를 기울이고 있는 징표이니깐. 

스스로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다면 절대 알 수 없는 내적 취향이니깐. 

 

 

그래서 나도 그 이후로, 나의 기호를 잘 익혀두려고 제품을 살 때마다 내가 이걸 왜 샀지? 하고 질문해보기로 한다.  

그렇게 하나씩 나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다. 

본인의 취향과 기호를 알아두기 

평생 본인이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르고 살게 되는 곰이 되고 싶지 않으면 당장 스스로에게 물어볼 것. 

"내가 이걸 왜 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