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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남들에게 친절하면 안되는 이유 (feat.놀이터에서 생긴 일)

by Jin lee bin 2023. 4. 14.

남편이랑 연애하면서 결혼 후, 내가 입버릇처럼 이야기 하는 게 있었다.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 그렇기에 나는 선함을 믿고
선한 영향력을 위해 친절하고 싶다.

 

사실 이 생각은 나의 20대 시절 부터 (10대는 아무 생각이 없었고) 줄 곧 해온 생각이고, 나의 신념이고 나의 믿음이었다. 

나는 인과응보라는 말을 믿었다. 그래서 그렇게 나는 내 딴에는 친절하고 사려 깊게 대했다. 그게 누구든. 친구든, 처음 만나는 사람이든. 근데 이제 이러한 나의 오지랖 넓은 행동이 오히려 나를 괴롭힌다는 사실을 20년이 지나서야 꺠달았다. 

 

시발점은 어제였다. 어린이집에서 하원한 딸 아이와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고 있었다.

12개월 정도되는 남자아기가 발로 차고 놀던 축구공이 그네존으로 데굴데굴 굴러왔다.

그래서 나는 당연히 내가 그 공을 손으로 패스해줬다. 발로가 아닌 손으로 줬다고!!!! 

근데 그 공을 받은 그 입툭튀 엄마는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축구공만 날름 받아 아들과 언제 그렀냐는 듯이 축구를 이어갔다. (뭐야 입툭튀면 다야?)

나는 너무나도 맘이 상했다. 내가 발로 차준 것도 아닌 손으로 준건데, 지들이 발로 차던 걸..... ㅡㅡ 인사 한 마디 없이 저렇게 무심히 나를 쌩까시다니.... 

 

그리고 이런 무심한 사람들은 어제 그 엄마가 처음이 아니다. 식당에서, 카페에서, 길거리에서 내가 친절을 베풀 때마다 침묵으로 일관하는 엄마들은 수 없이 많이 만났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나는 내가 좋아서 한 거지, 고맙다는 말을 들으려고 한 건 아니지 하며 오히려 내 마음을 달래야 했다. 

 

근데 도대체 생각안할 수가 없네. 내가 베푸는 작은 배려와 친절에 사람들은 왜 그렇게 무반응인가,왜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는가, 말을 못 하나, 그러면 상대방에게 가벼운 목례정도라도 하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아무튼 나의 작은 손길인 배려와 친절에도 나의 기분이 이렇게 계속 나쁘다면, 차라리 이제 친절하지 말아야지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렇다고 불친절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의 기분,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

더이상 나의 기분이 타인의 배려보다 '먼저'이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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